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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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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태 회장님에게 듣는 아리랑시장 글 김정훈 호박이넝쿨책-야책이 처음 자리를 잡은 곳은 아리랑시장(정릉역2번출구) 입구였는데 바로 옆집이 시장 상인회 사무실이었다. 그 덕에 상인회에 가입하고 회장님과도 관계를 맺었으나 오며가며 인사나 나누는 정도 말고는 회장님과 더 이상의 관계를 맺지는 못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인회 김진태 회장님과 호박이넝쿨책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끈끈한 인연이 있었나 보다. 재작년말에 상인회 사무실이 먼저 이전을 했고, 작년 4월에는 호박이넝쿨책 또한 이사를 했는데, ‘엇,’ 이번에도 역시 상인회 사무실이 바로 책방 옆집이었다. 상인회 사무실은 회장님댁에 붙어있는지라 작년부터는 더 자주 인사를 나누게 되었고, 회장님 또한 책방 행사에도 한두 번 참여를 해주시고 책방회비도 내주셨다. 나 또한 자연스레 책방에서 진행..
독립영화들 보러 많이들 와주이소~! - 영화 보는 글 김정훈 올해도 서울영상위원회에서 야책으로 독립영화들을 가져다 주셨다. 매달 하나씩. 봤던 영화들을 소개하며, 보다 많은 사람들과 함께 보고 싶은 바람을 담는다. 상영된 영화들 모두가 괜찮았기에, 앞으로 올 영화들도 괜찮을 것 같기에. 앞으로 영화 보러 많이들 와주이소~~~~~~~. * 소개 글들마다 어투가 다르네요. 영화라는 게 참.... 소개하는 제 어투에도 영향을 끼치는군요;;; (감독 장혜영 출연 장혜정 장혜영 유인서 이은경 : 6월 상영작) 이 영화는 감독이 시설에서 살던 서른 한 살의 동생을 자신의 집으로 데려오며 시작된다. 동생이 시설에 들어간 나이가 열 세 살 이니 감독 얘기대로 시설을 탈출하는데 십 팔년의 세월이 지나간 것이다. 그렇게 오래 머문 시설의 환경 탓일까? 동생..
안톤 체홉 단막극 공연*을 마치고 글 허영미 책이 좋아 시작한 책 읽기 모임에서 희곡을 읽게 되었다. 그렇게 한 권씩 읽어 가던 중 어느 날부터 초대 받아 시작된 낭독 공연. 동네 책방에서 작게 시작한 희곡 읽기 모임은 낭독 공연으로 이어졌다. 처음엔 세익스피어의 『오델로』, 『한 여름 밤의 꿈』, 그리고 『사막 여우가 어린 왕자에게』 등. 그러다가 지난 3월에는 소극장을 빌려 안톤 체홉의 단만극 세 편을 낭독극으로 올리기까지 했다. 동네책방 테이블에 모여 앉아 소리 내어 읽기 시작한 작은 낭독모임이 학교운동장에서 시작해 경전철 역 작은 공간, 동네 도서관, 다른 동네의 작은 도서관등에서 낭독 공연을 하게 되었다. 대단하지 않아도 큰 박수와 칭찬으로 맘이 뿌듯했던 순간들이 참으로 행복했다. 그렇게 시작한 공연이었는데 이번에는 제대로 된 ..
십대들의 마음사전* 오디세이학교(민들레 친구들) 표정과 눈빛 (유윤경) 표정과 눈빛은 한 끗 차이다. 둘 다 나의 감정을 표현하는 도구이지만 표정 안에 눈빛이라는 도구가 들어가 있다고 생각한다. 표정은 눈, 코, 입, 얼굴 주름 등을 이용한다. 이 안에 눈빛도 들어간다. 하지만 표정은 의도적으로 표현할 수 있고, 나의 감정과 다르게 속일 수 있다. 그리고 표정은 얼굴의 모든 것을 움직이기 때문에 누구나 볼 수 있는 큰 제스처이다. 반면, 눈빛은 숨길 수 없다. 한 인터넷에서 본 것인데 ‘진짜 웃음은 눈가의 주름도 같이 주름지며 웃는 것이다. 하지만 가짜 웃음은 입은 웃고 있지만 눈가에 주름이 지지 않는다. 즉, 입은 웃고 있지만 눈은 웃고 있지 않은 게 가짜 웃음이다.’ 이렇게 표정은 웃고 있어도 표정에 따라 가짜, 진짜를..
2019 야책문학상 - 4 서프러제트(Suffragette)1)와의 대화 김해경 이 글은 영화 의 줄거리를 먼저 살펴보면서 여성들의 참정권 획득 을 위한 항거의 역사를 되짚어보고 이 영화에서 찾아볼 수 있는 그 시대 여성들이 처해있던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분석해 본 후, 내가 영화 속 다양한 인물들을 만난다면 어떤 이야기를 나눌지에 대한 가상의 대화를 상상해보는 것으로 구성하였다. image 여성들의 피의 항거 주인공 모드 와츠는 세탁공장에서 태어나 이곳에서 일하는 남편을 만나 아들을 낳고 기르던 평범한 주부였다. 그녀는 4살 때 어머니를 여의었고 아버지는 누군지 모른다. 7살 때 세탁공장에서 시간제로 일했으며, 12살에 정규직이 됐고, 17살에는 세탁소 팀장을 맡았으며, 20살에 감독이 됐다. 현재는 6살가량의 남자 아이를 키우..
2019 야책문학상 - 3 새 이밥 1. 새기 아주 오래 전의 일이었다. 혹자는 그 때가 쥐라기였다 하고 또 다른 혹자는 백악기였다고도 했다. 어떤 가인은 그 시절엔 공룡이 헤엄치고 익롱이 날아다녔다는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아무튼 아주 오래 전의 일이었다. 그런데 여기서 잠깐 사실관계 하난 명확히 한 후 이야기를 진행해야겠다. 위에 언급된 가인의 노래완 달리 사실 그 시절엔 익룡이 날아다니고 공룡이 헤엄치질 않았다.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 시절엔 익룡도 없었고 공룡도 없었다. 위에 언급된 가인의 노래완 달리, 사실 그 시절엔 온 세상이 새로 가득했었다. 지구에만 새들이 산 것이 아니라, 당시에는 우주 전체가 새의 시대였다. 지구의 나이로는 백악기와 쥐라기 쯤이었다. 2. 오작교와 불새 얼마나 새가 많았기에 온 세상이 새로 가득..
2019 야책문학상 - 2 연날리기 이혜성 가늘지만 질기게 엮인 실 높이 날 수 있게 오래오래 감아주자 꿈을 담아 애정을 담아 실이 겹겹이 쌓여 두꺼워지면 이제 높이 날려보자 우리 집 지붕보다 높이 앞마당 소나무보다 높이 우리 학교보다 높이 어느새 내 온몸은 저 하늘 향해 연을 향해 높은 곳에서 보는 우리 동네는 어떠냐 거기선 내가 작게 보이겠다 너의 꼬리보다 작게 보이겠다 우리는 오늘도 신나게 동네 산책을 한다 바람 부는 날 너랑 나랑 또 놀러 나가자 오늘도 높이 오른 너는 신이 나 춤을 추고 나는 너를 보면서 달려 나도 신나게 달려 어느 날 가지가 복잡한 나무에 네가 걸려 꼼짝달싹 못할 때 나는 너를 불러보지만 너는 계속 먼 곳만 바라봐 어느새 밑에 세상은 보지 못하고 멀리 날고 싶은 너를 위해 슬프지만 질기고 긴 실을 끊어준..
2019 야책문학상 - 1 연극 이봄(초등 5) 친구 차례는 깔깔깔깔 내 차례는 두근두근 시작하면 쿵쾅쿵쾅 무대 조명은 쨍쨍 땀은 찔끔찔끔 손은 부들부들 대사는 머리에서 슉슉슉 눈은 큐사인을 힐끔힐끔 *이 글의 저작권은 '정릉야책' 속해 있으며 무단 도용 및 복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