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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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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茶)가 들려주는 이야기 김은희 한바탕 가을비가 스산히 내리더니 자연이 토해낸 단풍은 결국 떨켜를 땅에 떨어뜨린다. 단풍이 아름다운 것은 나무가 머금고 있는 수분 조절에 그 비밀이 있다. 단풍나무들은 자신이 생존하기 위해 필요한 수분만을 뿌리에 머금은 채 아름답게 나뭇잎을 말려 죽인다. 죽음도 이 정도는 되어야 찬란한 죽음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온 세상이 가을빛으로 물들고 가을비마저 내리면 누구나 운치있는 곳에 앉아 따뜻한 차 한 잔의 여유를 갖고 싶을 것이다. 차…. 참으로 오묘하다. 제각기 모양이 다른 100ml 안팎의 물 한잔에 철학을 가득 담고 있다. 오늘은 내가 좋아하는 차에 대해 소박하게 얘기를 하고 싶다. 차라는 단어는 중국에서 4~5세기경에 만들어졌고 승려들이 약용으로 마시기 시작하다가 나중에 음료가 되었다고 ..
김진태 회장님에게 듣는 아리랑시장 글 김정훈 호박이넝쿨책-야책이 처음 자리를 잡은 곳은 아리랑시장(정릉역2번출구) 입구였는데 바로 옆집이 시장 상인회 사무실이었다. 그 덕에 상인회에 가입하고 회장님과도 관계를 맺었으나 오며가며 인사나 나누는 정도 말고는 회장님과 더 이상의 관계를 맺지는 못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인회 김진태 회장님과 호박이넝쿨책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끈끈한 인연이 있었나 보다. 재작년말에 상인회 사무실이 먼저 이전을 했고, 작년 4월에는 호박이넝쿨책 또한 이사를 했는데, ‘엇,’ 이번에도 역시 상인회 사무실이 바로 책방 옆집이었다. 상인회 사무실은 회장님댁에 붙어있는지라 작년부터는 더 자주 인사를 나누게 되었고, 회장님 또한 책방 행사에도 한두 번 참여를 해주시고 책방회비도 내주셨다. 나 또한 자연스레 책방에서 진행..
말 안 듣는 사람이 있어서 세상이 발전하는게 아니겠는가? [동구여중 정상화를 위한 학부모회]를 만나다 글 황현숙 여름이 올 거라고 암시라도 하듯 햇빛이 강하게 내리쬐던 6월의 어느 날, 동구여자중학교 학부모님 두 분을 만났다. 안녕하세요. 초대해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이진이(이하 이) : 안녕하세요, 동구 여중 학부모 회장 이진이입니다. 손현숙(이하 손) : 안녕하세요. 저는 작년인, 2018년에 동구여중 학부모 회장을 맡았었구요. 이름은 손현숙입니다. 작년 한 해 동구학원은 매우 ‘핫’ 했는데요. 우리가 흔히 동구사태라고 부르는 일을 짧게 정리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 이 일은 2012년 한 교사의 공익제보로 시작됐어요. 제보를 받은 교육청은 특별감사를 실시했고 이사진 전원이 물러나게 됐죠. 이후 교육청이 파견한 관선이사에 의..
무대 위 푸르고 시린 예술가들 인터뷰 : 배우 김한, 연출가 전웅 글 문지원 겨울 추위를 몰아내던 해가 반갑기도 잠시, 따스함이 더위라는 말로 부담스럽게 다가오기 시작한 6월의 어느 주말에 혜화를 찾았다. 혜화에는 다가오는 여름 더위만큼 뜨거운 젊은 연극제가 한창이었다. 거리마다 젊은 연극인들의 열정이 덕지덕지 묻어있었다. 한창 꿈 많은 연극학과 전공생들이 준비한 연극을 한 편 보고나서 잠시 생각에 잠겼다. 힘들다고 소문난 요즘 청춘, 요즘 청년들. 불안하고 힘든 시대에 예술을 하는 것은 어떤 마음에서 나오는 열정이 있어서일까? 다른 예술도 아닌 연극인의 길을 가고자 하는 청년이란 어떤 존재일까? 부담스럽던 노란 햇빛도 주황빛을 띄며 점차 누그러지는 시간, 20대의 한복판에 서 있는 두 예술인을 만나보았다.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
주민과 함께 가는 복지 주민과 함께 가는 복지 - 정릉종합사회복지관(관장 : 이진이) 탐방기 글 김정훈 올초 동네에서 알고 지내는 마을활동가 삐융의 전화를 받는다. '더하기축제' 준비를 같이 하잔다. 동네책방 호박이넝쿨책을 차려놓고 나름 동네사람들과 섞여보려 애쓰던 터라, 이 참에 동네행사도 같이 만들어보면 좋겠다, 싶어 회의에 참여한다. 더하기축제. 올해는 6월 1일에 열렸다. 즉, 실제 행사는 하루. 그런데, 2월초부터 그 준비를 시작했다. 그 하루의 행사를 준비한다고 모인 이들이 어림잡아 50명이 넘는다. 나 같은 일반 주민부터 동네활동가들까지. 그 하루의 행사를 위해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모여 그토록 오랜 기간 얘기를 나눈다고? 더군다나 오로지 효율만을 강조하는 이 현대사회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다고? 그런데 정말 그런 ..
정릉야책 3호를 들어가며 올해도 마을잡지 '정릉야책 여름호'가 나왔습니다. 올 여름호는 예년의 여름호 보다, 두껍게 만들어졌습니다. 글을 기고해준 분들이 많았단 얘기입죠. 기고된 글이 많았았다는 건, 기존에는 다루지 못했던 얘기들이 보다 많이 다루어졌단 말이기도 합니다. 올해는 총 스물 한개의 글이 실렸습니다. 특히, 시가 두 개가 실렸고 소설도 하나 올라왔네요. 물론 지난 호에도 '야책 문학상'을 통해 시와 수필이 올라오긴 했으나, 올해부터는 앞으로 계속해서 정릉야책을 채워 줄 동네 시인과 동네 소설가가 발굴됨에 따라 문학으로서 하나의 독립된 섹션을 구축하게 되었다는 게 뜻깊네요. 새롭게 구축된 문학 섹션을 기반으로 전국 잡지가 되는 꿈을 꾸어봅니다. 새로운 섹션이 만들어진 것 이상으로 기분 좋은 사건도 있네요. '운동 오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