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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릉야책_4호

캠핑의 시즌이다

허광석

 

 

 

청명한 하늘, 상쾌한 날씨, 울긋불긋 물든 단풍들이 펼쳐지는 자연 에서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는 것은 정말 행복하고 즐거운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족의 캠핑 이야기를 해볼까한다.

 

그동안 가까운 공원에 나들이만 다니다가 캠핑의자를 사고 친구 따라   캠핑을 다녔다. 

그러다가 큰마음을 먹고 캠핑용품을 장만하여  맘으로 캠핑을 시작해보기로 했다. 

그런데 막상 시작을 하고 보니  초보가 그러하듯 모든 것이 어설프기 짝이 없었다. 

얼마나 무지한  캠핑을 시작했는고 하니,  캠핑 날짜를 한여름, 그것도 8 중순 름휴가 기간으로 

잡았던 것이다. 작년 여름, 그렇게 나의  번째 캠핑 시작되었다.

 

캠핑 장소는 해수욕장. 4시간 정도 차를 타고 도착한 해수욕장의 캠핑장이었다. 

드넓은 캠핑장에 사람들이 별로 없어서 약간 이상하다고 각한 것도 잠시. 

빨리 가족들이  곳을 만들어야 한다는 일념으로, 캠핑 내의 작열하는 태양 아래에서 

조그마한 나무 그늘이라도 있는 사이트 찾아서 텐트를 치고 있자면, 그동안 해가 넘어가서 

그늘 위치가 바뀌, 그러면 다시 텐트를 옮기고, 그러기를  번을 반복하다보니 지치고 배가 고파왔다. 

그런데 당장 먹을 것이 없었다. 간단하게 라면이라도 으면 되는데…. 

내가 텐트를 치는 동안 아내가 음식을 준비하면  텐데,  먹을 것이 없었냐고?

 

당시 우리의 캠핑 구성원은 , 아내, 5 큰딸과 10개월 작은 딸이었. 

10개월짜리 둘째는 걸음마는커녕 혼자서 서지도 못하는데다가 수시 분유를 먹이고 기저귀를 갈아주고 

잠을 재워야  때였다. 큰딸은 찌어찌 혼자 놀거나   있는데, 둘째는 나랑 아내   명이 계속 

어있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상상이 되는가? 모든 육아 용품과 편안한 잠자리가 

구비된 집을 떠나서 햇볕과 모기와 모래가 가득한 바닷가의 좁고 뜨겁고 불편한 텐트라니.

 

캠핑장에서 가장 시원한 곳은 바로 자동차 안이었다. 더우면 바닷물이 아닌  안에서 에어컨을 켜고 있었다.

흐흐흐,  정도면 가히 육아에  정신이 혼미해져서 살짝 제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내린 결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단지 육아 현실에서 벗어나고픈 열망만이 있었을 이었다. 

처음이라 그랬다고 하기엔 너무나  내상을 입은 캠핑 경험이었다. 정말 너무나 무모했다. 

그런데 우리 부부    상황을 경험하기 전까지는 전혀 그런 상황을 예상하지 못했다. 전혀!

 

우리 부부는 지금도  번씩  때를 떠올리며 우리가 진짜  그랬는 모르겠다고 이야기하곤 한다. 

지인들 따라서   가본 캠핑장의 젓하고 여유로움만 생각하며 갔었던 것이었다. 

그렇게 피난민 체험과  34일의 캠핑을 하며 아내랑  대화가 캠핑하다 이혼하겠다 . 

그렇게 우리가족의  캠핑은 끝이 났고 이후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캠핑을 가고 싶은 생각은 전혀 나지 않았다.

 

그러다 며칠  부모님이 애들을 보러 올라 오셨다. 주말이라 주변에 단풍놀이나 갈까 하다가 아내가 

집이랑 가까운 킨텍스 캠핑장에 자리가 있다고 캠핑을 가자고 했다. 날씨가 너무 좋아 즐기고는 싶은데  둘과

부모님을 자동차로 멀리 이동하는 것이 부담스러워 나름 절충안을  것이다. 

캠핑이 두려웠지만 이번에는 애들이 1 동안 성장했고(째는 두돌이 지나 걷고 의사표현도 이제 어느 정도 

가능한 수준이다) 른이 4명이나 되니, 돌보기에 훨씬 나을 것이라는 계산이 있었다. 

캠핑장에 도착해서도 준비물을 가지러 집에 여러  다녀와야 했지만 그전처럼 힘들지 않았다.

 

날씨가 상쾌해서 딱 좋았다. 날씨가 정말 중요함을 느꼈다. 텐트를 설치하고 준비해간 음식을 해먹고 

애들은 어느새 주변 잔디밭에서 공놀이를 하거나 심심하면 놀이터에 가서 노는  확실히 작년보다는 

좋아졌다. 아니, 사실  정도면 캠핑을 다시 다녀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기까지 했다. 

그동안 캠핑 장비를 처분하려고 이리저리 시도를 하고 있었. 의자에 앉아서 맑은 하늘을 바라보며 

여유롭게 맥주   하니  좋았다. 저녁이 되어 해가 지고 추워지기 시작해서 애들과 아내는 트에 

들어가고 , 어머니, 아버지 이렇게  명이 모닥불을 중간에  둘러앉았다.

 

불멍(모닥불을 보면 멍때린다는 )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어머님이 

이렇게 부모 자식이 앉아서 이야기하는   오랜만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랬었구나. 

얼굴을 보고 식사를  적은 많아도 이렇게 야외에서 한적하게 시간을 같이 보낸 적이 없었다는 생각이 

, 지금  시간이  소중하게 느껴졌다. 은근히 상기된 어머니와 신나하시는 아버지, 

기분 좋아하시는  분을 바라보며  자식들을 위해 작한 캠핑인데, 부모님이랑 오니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릴  부모님이랑 다녔던 캠핑들도 생각이 났다.

 

사실 내가 캠핑을 하고 싶어한 이유는 어릴  아버님이 나랑 동생을 데리고 요즘으로 치면 

노지캠핑을 다니셨기 때문이다. 강가에 텐트치고 물고기, 다슬기를 잡고, 끈으로 묶은 자전거를 끌어 

산과 바다로 데리고 다니며 자연을 많이 경험할  있게 해주셨다. 

그런 경험과 배움은  부심이 되었고  자식들에게도 그런 경험을 맛보게 해주고 싶었다. 

히려 한창 캠핑을 다니던 어릴 때는 다른 가족들처럼 우리도 민박이나 콘도에서 자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여행을 가면 항상 텐트에서 잤던 터라 캠핑이 너무 싫었었다. 그래서  근래에 캠핑이 유행하고  때도 

별로 관심이 가지 않았다. 그랬던 내가 30 만에 부모님과 역할 바꿔서 캠핑을  것이다.

 

그렇게 옛날 이야기들을 하다가  시간이 되었다. 날씨가 추워서 들이랑 집에 가서 자려고 하는데, 

같이 가시자고 하니,  분이서 캠핑 텐트에서 주무시겠다고 하셨다. 

비록 전기장판을 연결해 놓긴 했지 걱정이 되어 다시   집에서 주무실 것을 권했더니 어머님이, 

 나이에 언제 다시 캠핑장에서  보겠노? 이번 생에서는 마지막 니겠나?”라고 하시는데 

여러 생각들이 올라오며 기분이 묘했다. 그렇게 캠핑이라 하기에 애매한 나들이를  이후에도 

부모님과 함께한  핑의 여운이 여전히 남아있다. 육아로 인해 관심이 자식들에게만 가고 있었는데 

소중한 경험이었다. 조만간 다시     준비해서 부모님 제대로 캠핑을 가봐야겠다. 

그때는 화롯대 숯불에 고기를 구워드려야지. 

글솜씨가 없어서  때의 감정과 느낌을 모두 전달하지 못하겠지  좋았다. 

소중하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캠핑을 가겠지만  부모님과도 함께 가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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