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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릉야책_4호

마을 in 놀•일•터

 

정다운

 

 

요즘 새로운 자리에서 자기소개를 해야  때면 나는 스스로를 놀이활동가 또는 마을활동가라고 소개한다. 

마을활동가라는 단어가  전까지만 해도  생소했는데 이제는 스스럼없이  이름을 쓰고 있다.

 아이를 키우며 10  가정에 머물다 보니 경력이 단절되었다. 이들이 어느 정도 자라 이제 다시 일하고 싶다, 

사회로 나가야지하고 여러 길을 찾아보았지만 이곳저곳에서 고배를 마셨다. 아무리 의욕적인 사람이라도 이런 경험을 여러  하게 되면 움츠려들게 된다. 우연한 회에 놀이큐레이터 교육을 받았다. 

 읽고, 공부하는 생활에 익숙한 에게 몸을 움직여 활동을 하는 놀이는 처음에는  낯설고, 생소했다. 

런데 놀이를 배워갈수록 몸과 마음이 생생히 살아나는 경험을 했다. 것은 마치 내가 모르던 나를 깨운  같은 

신기한 체험이었다. 그래서 연스럽게 좋아하는 사람들과 놀이Q 동아리를 만들었다.

 

우리 동아리는 마을의 도서관, 학교, 축제 등에서 아이들을 만나왔다. 우리의  놀이 프로그램은 

신나는 놀이터였는데 동네 아이들과 전래놀이, 책읽기, 놀잇감 만들기 등을 했다. 

후에  활동은 정릉도서관으로 옮겨와 콩콩놀이터라는 이름으로 계속되고 있다. 

 , 가을에는 제가 많기 때문에 이곳, 저곳에서 놀이체험 부스 등을 운영했다. 

올해  기억에 남는 곳은 단연 더하기 축제. 정릉의 다양한 단체들이 , 재활용품을 이용해 

축제를 만들었는데, 놀이Q  중에서도 전래놀 마당을 맡았다. 

청소년, 대학생, 청년, 놀이활동가  다양한 세대가 결합한 활동은 어려움도 있었지만 그만큼 보람도 컸다.

깊은 애착이 가지만, 긴장되는 활동  하나는 느린 학습자 친구들과 함께하는 주말 놀이체육이다. 

관계에 크고 작은 어려움이 있는 친구들이라 수업을 준비하면서 세심하게 신경 써야  부분이 많다. 

일반 놀이 그대로 수업으로 가져올  없어서  친구들의 특성에 맞게 놀이를 재구성하고

새롭게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변수가 많은 친구들과의 만남은 매번 새로운 도전이다.

 

새롭게 시작한 일이 놀이였다면 책과 연계된 활동은 익숙하고 자연스럽게 이어온 일이다. 

놀이 프로그램을 시작할 때쯤 마을 작은도서관에서 책놀이 수업도 시작했다. 

봉사로 찾았던 작은도서관에서 돌봄 일을 , 매주 정든책 놀이터라는 이름으로 아이들을 만났다. 

마치 자전거  바퀴처럼 놀이 이라는  분야의 활동을 계속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좋아하는  둘을 결합해 보고 싶어졌다. 그러다 기회가 아왔다. 

 여름 강북과 성북에서   후보도서였던 <행복한 가방> <바꿔> 주제로  놀이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것이다.  프로그램은 놀이로 책을 만난다 새로운 시도였다. 

아이들에게  속에 어온  같은 느낌을 주기 위해 전지에 원화를 여러  그려서 강의실을 꾸미고 

 속의 그림을 이용한 가렌더를 만들어 연출했다.  없는 책에 말풍선을 달아보고, 붓을 대신해서 

물풍선을 이용해 그림을 그렸다. 이들 스스로가 자신의 감정을 담아 책과 공간을 재구성해보는 활동이었. 

참여한 아이들이 무척이나 즐거워하였다. 선생님, 이거  하고 어요. 

다음 주에도  하면 안돼요?”라고 묻던 기억이 난다. 누군가 당신의 일과  어떤 것이었냐고, 

 균형을 찾았냐고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지금까지의 삶을 돌아보니 이·삼십대에는 직장 생활로 바쁘게 살았습니다. 

결혼을 하고, 두 아이를 키우다 보니, 어느덧 사십대가 되었고, 제 앞에는 가사 일만 남았습니다. 

간절하게 다시 사회로 나가 사람들과 연결되고 싶었지만 길을 찾기가 어려웠어요. 

그래서 하는 수 없이 ‘0’으로 수렴해 버린 바깥일을 하나씩 새로 만들어야 했습니다.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지금은 집안일과 바깥일의 비율이 4:6 정도로 공존하고 있어요. 

아이들이 아직 어리기 때문에 오후 시간은 가정에 충실할 수밖에 없어요. 

매일 아침이면 6시에 일어나 가족들이 먹을 아침을 준비해요. 그리고 ‘마을활동가, 놀이활동가’라는 

이름표를 가슴에 달아요. 저는 매일이 두 가지 일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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