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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릉야책_4호

내게 온 다섯 번째 봉인 실

 

오영주

 

 

속에 담고 살지   만약에 지금 싫은데도 계속 하고 있는  있으, 당장 멈춰.  아주 귀한 애야. 알았지?” 

- 김려령 『우아한 거짓말』중에서

 

 

김려령 작가의 전작 『완득이』를 영화화한 이한 감독의 <우아한 거짓말> 보고 끊임없이 

주인공 천지를 괴롭히는 화연이라는 인물의 심리를 알고 싶어 책을 펴들었다. 

작가는 엄마의 말을 통해 모든 사람은 귀한 재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우리에게 전하고 있다.

 

 생일잔치에 일부러 시간을 잘못 알려주고 거짓 소문을 퍼뜨려 천지를 고립시키는 화연, 

그런 와중에 천지에게 다가가 왕따가 되지 않게 해준 미란, 그리고 천지 주변에 있었던 

많은 방관자 혹은 동조자들. 빨간 실뭉  실패에 적힌 천지의 메시지는 엄마와 언니 

그리고 화연과 미란에 전해지고 천지의 언니 만지는 다섯 개의 실뭉치를 쫓는다.

 

 천지는 교실에서 수행평가를 계기로 화연에게 예비 살인자라는 시지를 보내기도 하지만 

화연은 그것마저 대수롭지 않은  천진한 얼굴 받아 넘긴다. 미란 역시 천지에게 

화연이 그런다고 바뀔  같냐, 아이들도 구경꾼이 되어 즐길 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천지 묵묵히     뜨개질을 이어간다. 

천지의 마음을 알아주고 그대 받아주는 사람이 있었다면 …. 도서관에서 만난    가르마 상박 아저씨는 

천지가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을  있는 사람이 아니었을? 

하지만 추상박 아저씨 또한 천지가 우울하지 않은  연기하고 다는 사실을 알아채지는 못했다.

 

중학생  천지와 같은 선택을 하려했던 김려령 작가는 

 당시 자신을 지켜준 것은 모두 너를 위해서다라는 우아한 거짓말이 아니라 

 내니?” 라는 이모의 평범한 안부 인사였다고 한다. 집단의 다수와 대립된 위치에 섰을  

  위해서니 이쪽으로 오라”는 사람보다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다며

그 사람의 얘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따뜻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자신의 경험으로 쉽게 판단하기보다는 옆에 있어주는 그런 친구가, 그런 어른이 많아지기를 바라며 

  단지 청소년 문학으로만 소개되는 것에 아쉬움이 생긴다.

 

 아이들이 공짜 지갑이라 칭하는 화연이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기  돌아다니는 

놀이동산의   피에로일  천지는 피에로의  바지  높은 버팀목일  있었다. 

엉킨 마음을 푸는 독백을 하는 섬세한 천지 알아주지 못한 둔한 이들에게 실뭉치 속에 

메시지를 넣어 전하는 것이 아니라 왜곡된 관계를 과감히 끊고 자신이 원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직접 상대에게 말하는 천지였다면 …. 별것 아닌 것을 손에 쥐고 쭐대는 화연에게 

다시는 그러지 말라는 말과 함께 만지는 화연이 극단적 선택을 하지 않도록 옆에서 지키겠다 말한다.

 

 자존감이 낮아서, 용기가 없어서 잘못된  알면서도 외면하고 방관했다면 이제 주변을 

다시금 섬세하게 바라볼 때가 됐다. 피에로를 보는 경꾼이 아니라,   피에로가 아니라, 

 내미는 친구, 성숙한 사람이 되어 아슬아슬한 피에로와  버팀목을 보아야겠다. 

 또한 천지가, 연이가   있다. 마지막  뭉치는 우리에게 열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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