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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릉야책_4호

야책문학 - 시 3

<찬란>

이혜성

 

 

무채색의 시간들

무채색의 공간들은 항상  자리 그대로

 

 

언젠가  덮쳤던 그날

세상에서 가장 추웠던 

세상에서 가장 시리고

세상에서 가장 완벽하게 무너진 

 

 

못내 아쉬워서 오늘도 쓰린 가슴 붙잡고

나는 사는 동안 한이 가득한 숨만 거칠게 내어 쉬며

어찌  두고 돌아서나

어찌 모질게 고개를 돌릴  있었나

모질게 돌아서 가는  내가 어른거려 헤매진 않았나

원망스러운 그대 마지막 모습 꺼내어 미워하다가

그대 또한 슬픔에 겨워 마음이 무거웠겠지

미어지는 온몸 힘주어 돌아섰겠지

받아들일  없는 말들로 나를 위로하오

 

 

그래도 그대는 안녕하는 방법을 알아서

그나마 마음 안아줄  있었겠소

 

 

 세상이 무너졌던 그날이

다시  향해 고요하고도 거칠게 다가올 

 과연 담담하게 마주할  있을까

 

 

살아가는 동안 추억 고이 마음에  심어서

꽃피워서 그간의 이야기들  아름 안고 가겠소

 

 

잊기엔 너무 아름다워 숨길 수도 없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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