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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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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茶)가 들려주는 이야기 김은희 한바탕 가을비가 스산히 내리더니 자연이 토해낸 단풍은 결국 떨켜를 땅에 떨어뜨린다. 단풍이 아름다운 것은 나무가 머금고 있는 수분 조절에 그 비밀이 있다. 단풍나무들은 자신이 생존하기 위해 필요한 수분만을 뿌리에 머금은 채 아름답게 나뭇잎을 말려 죽인다. 죽음도 이 정도는 되어야 찬란한 죽음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온 세상이 가을빛으로 물들고 가을비마저 내리면 누구나 운치있는 곳에 앉아 따뜻한 차 한 잔의 여유를 갖고 싶을 것이다. 차…. 참으로 오묘하다. 제각기 모양이 다른 100ml 안팎의 물 한잔에 철학을 가득 담고 있다. 오늘은 내가 좋아하는 차에 대해 소박하게 얘기를 하고 싶다. 차라는 단어는 중국에서 4~5세기경에 만들어졌고 승려들이 약용으로 마시기 시작하다가 나중에 음료가 되었다고 ..
일상의 행복 세 편의 짧은 이야기 김채영 일거양득 = 일타쌍피 “엄마, 감자 삶아 주세요!” 기쁨이의 주문. 엄마도 좋아하는 찐 감자! 기쁨이는 엄마 닮았구나! 엄마는 고구마보다 감자가 더 좋아. 엄마는 친할머니랑 시골서 살 때 가마솥 안에 자잘한 찐 감자가 간식거리였어. 동네아이들과 땅 따먹기, 자치기, 비석치기, 술래잡기 등의 놀이를 하다가 언제든 들락거리며 솥뚜껑 열고 먹었던 “동글동글 조그만 감자”가 아직도 생각나! 압력솥에 쪄야 맛있지! 감자를 씻고, 껍질을 벗기고 삼발이를 찾는데 어, 어디 갔지? 삼발이가 안 보여! 냄비에 삶을 수도 있지만 압력솥에 쪄야 더 고슬고슬 맛이 최고인데, 어쩌지? 아이들의 식사가 끝나갈 때쯤 설거지를 하던 엄마 등 뒤에서 기쁨이의 한마디가 엄마를 두고두고 웃게 만들었다.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