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팟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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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이넝쿨책 기행기 심재빈 2019년 7월. 나는 회사를 그만뒀다. 그 후 몇 주를 집에서 꼼작하지 않았다. 보고 싶던 영화와 드라마를 몰아서 보고, 배달 음식과 편의점 군것질로 끼니를 때웠다. 먹고 싶을 때 먹고 자고 싶을 때 잤다. 이불 속은 포근했다. 인스턴트 음식은 감미로웠다. 회사 생활로 탈진한 몸은 그동안의 숨 가쁜 패턴을 잊고 나태와 게으름이라는 수분을 솜처럼 빨아들였다. 이날도 특별할 게 없었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기 전까진. 언제나 나를 '꽤 괜찮은 남자'로 비춰주곤 했던 거울이었다. “언제부터 이렇게 된 걸까?” 낯선 이가 거울 속에서 가만히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성공을 원했고 사회 관례에 따라 넥타이를 매고 구두를 신었다. 회사원이 되어 믹스커피 타는 법, 복합기 사용법, 소맥 마는 법, 야근 ..
정릉야책 4호_들어가는 말 들어가는 말 정릉의 동네사람들이 모여 첫 잡지를 낸 것이 벌써 만 3년이 다 되어가네요. 첫 잡지를 낼 때부터 늘 ‘과연 다음 호도 나올 수 있을까?’하는 같은 고민이 반복되었지만 반복된 고민의 횟수만큼 꼬박꼬박 이 나와줬네요. 더욱이 지난 호부터는 잡지 모임인 호박이넝쿨덩쿨의 동네작가들 외에 새로운 주민 분들의 일상과 인생이 점점 담기기 시작하더니 이번 호에는 더 많은 주민 분들이 자신들의 얘기를 보내주셨습니다. 이번 호에는 요즘 ‘골목식당’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한 TV 프로그램으로 널리 알려진 아리랑시장에 관한 기사가 두 개나 실렸습니다. 선견지명이 있었을까요? 호박이넝쿨책-야책이 있는 아리랑시장의 김진태 상인회 회장님을 만나서 앞으로의 아리랑시장의 비전과 해결할 과제를 들어보았고 아리랑시장에서 청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