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1) 썸네일형 리스트형 기억(옛 것) 글 김준엽 시간을 거슬러 30여 년 전, 코 찔찔이 꼬마 아이는 정릉동 온 동네 골목골목을 구석구석 누비고 다니며 말썽과 소란을 피우던 ‘악동,’ 즉 골목대장이었다. 어디에선가 ‘부아아아앙’ 거리는 소리가 들렸다하면 사자머리가 손잡이를 물고 있는 자기 집 녹슨 철문을 박차고 나오며 소리를 지르곤 했는데, 그 소리는 작은 체구의 꼬마 아이에게서 나왔다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온 동네에 쩌렁쩌렁하게 울려 퍼지곤 했다. “소독차 왔다!!” 골목대장의 외침이 끝나기도 무섭게 집집마다의 녹슨 대문들이 활짝 열리며 아이들이 뛰쳐나왔다. 아마 아이들도 소독차 오는 소리를 들었을 것이다. 아이들은 저마다, “어디?” “어디쯤 왔어?” 주변을 두리번거렸고 아이들의 시선이 닿은 곳은 저 밑 구부러진 길에 위치한 파란 기와집..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