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1) 썸네일형 리스트형 2019 야책문학상 - 2 연날리기 이혜성 가늘지만 질기게 엮인 실 높이 날 수 있게 오래오래 감아주자 꿈을 담아 애정을 담아 실이 겹겹이 쌓여 두꺼워지면 이제 높이 날려보자 우리 집 지붕보다 높이 앞마당 소나무보다 높이 우리 학교보다 높이 어느새 내 온몸은 저 하늘 향해 연을 향해 높은 곳에서 보는 우리 동네는 어떠냐 거기선 내가 작게 보이겠다 너의 꼬리보다 작게 보이겠다 우리는 오늘도 신나게 동네 산책을 한다 바람 부는 날 너랑 나랑 또 놀러 나가자 오늘도 높이 오른 너는 신이 나 춤을 추고 나는 너를 보면서 달려 나도 신나게 달려 어느 날 가지가 복잡한 나무에 네가 걸려 꼼짝달싹 못할 때 나는 너를 불러보지만 너는 계속 먼 곳만 바라봐 어느새 밑에 세상은 보지 못하고 멀리 날고 싶은 너를 위해 슬프지만 질기고 긴 실을 끊어준..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