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야책문학 - 시 3 이혜성 무채색의 시간들 무채색의 공간들은 항상 그 자리 그대로 언젠가 나 덮쳤던 그날 세상에서 가장 추웠던 날 세상에서 가장 시리고 세상에서 가장 완벽하게 무너진 날 못내 아쉬워서 오늘도 쓰린 가슴 붙잡고 나는 사는 동안 한이 가득한 숨만 거칠게 내어 쉬며 어찌 날 두고 돌아서나 어찌 모질게 고개를 돌릴 수 있었나 모질게 돌아서 가는 길 내가 어른거려 헤매진 않았나 원망스러운 그대 마지막 모습 꺼내어 미워하다가 그대 또한 슬픔에 겨워 마음이 무거웠겠지 미어지는 온몸 힘주어 돌아섰겠지 받아들일 수 없는 말들로 나를 위로하오 그래도 그대는 안녕하는 방법을 알아서 그나마 마음 안아줄 수 있었겠소 내 세상이 무너졌던 그날이 다시 날 향해 고요하고도 거칠게 다가올 때 난 과연 담담하게 마주할 수 있을까 살아가는 .. 이전 1 다음